아마존은 왜 반도체와 데이터센터에 260조원을 쓰나

해외소식·14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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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5일(목) 미국증시는 다우 -1.20%, S&P500 -1.23%, 나스닥 -1.59%를 기록하며 시장에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하게 확산되었습니다. 인공지능(AI) 투자에 따른 기업들의 비용 부담과 급격히 얼어붙은 고용 시장이라는 두 개의 암초를 만나며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가장 먼저 시장을 위축시킨 것은 고용 지표의 경고음입니다. 1월 말 기준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전주 대비 2만 2000건 늘어난 23만 1000건을 기록하며 8주 만에 최대치를 경신했습니다. 민간 고용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ADP 자료에 따르면 1월 민간 부문 고용은 단 2만 2000명 증가에 그쳐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고,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가 집계한 1월 감원 발표 규모는 10만 8435명에 달했습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118% 급증한 수치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1월 기준 최대 규모입니다. 한 마디로 해고는 늘고 채용은 줄어드는 전형적인 경기 둔화 국면이 뚜렷해진 모습입니다.
시장의 또 다른 축인 기술주 역시 AI 투자의 가성비 논란에 휩싸이며 크게 흔들렸습니다. 앞서 자본지출 확대를 예고한 알파벳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투자은행 스티펠이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하면서 주가가 4.97% 추락했습니다. 퀄컴은 글로벌 메모리 공급 부족 여파로 실적 전망이 예상에 못 미치면서 주가가 8.4% 급락했습니다.  
여기에 앤트로픽이 공개한 최신 AI 모델 클로드 오퍼스 4.6은 소프트웨어 및 금융 서비스 업계에 공포를 가져왔습니다. 앤트로픽은 신규 모델이 금융 리서치와 재무자료 해석 등 전문 인력이 하던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는데, 이는 곧 기존 소프트웨어 산업의 수익 모델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졌습니다. 최근 법률 업무 자동화 도구 출시한데 이어 금융 분석 영역까지 AI의 대체 가능성이 확대됐습니다. 팩트셋 리서치 시스템즈(-7.21%), S&P글로벌(-2.96%), 무디스(-0.76%), 나스닥(-3.37%) 등 주요 정보·플랫폼 기업들이 약세를 보였습니다.
가상자산 시장도 폭풍우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12%가량 폭락하며 6만 4000달러선까지 밀려났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후 가상자산 친화적 정책 기대감으로 쌓아 올렸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셈입니다. 최근 고조된 지정학적 긴장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 회피 심리를 자극하면서, 투기적 수요가 몰렸던 비트코인과 관련 ETF에서 자금이 빠르게 빠져나간 것으로 풀이됩니다.
😱아마존 주가 10% 급락, AI 올인 선언에 수익성 경고
아마존의 4분기 매출은 2133억 9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2113억 3000만 달러)를 상회했습니다. 특히 클라우드 부문인 AWS 매출이 전년 대비 24% 성장하며 최근 13개 분기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치고 나갔습니다.
주당순이익(EPS)은 1.95달러에 그치며 시장 예상치(1.97달러)를 하회했습니다. 여기에 이번 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시장 예상(222억 달러)보다 낮은 165억~215억 달러로 제시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AI에 쏟아붓는 돈만큼 수익이 따라오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졌습니다.
시장을 가장 긴장시킨 것은 아마존의 공격적인 자본지출(Capex) 계획입니다. 아마존은 올해 AI 수요 대응을 위해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인프라 등에 총 2000억 달러(약 260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 예상치였던 1466억 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규모입니다.
앤디 재시 CEO는 "AI, 반도체, 로보틱스, 저궤도 위성 등에서 중대한 기회가 존재하며, 강력한 장기 투자자본수익률(ROI)을 기대한다"며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즉, 지금의 대규모 지출이 미래의 확실한 먹거리가 될 것이라는 확신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아마존만의 일이 아닙니다. 최근 알파벳 역시 실적 발표에서 AI 인프라 투자 규모를 대폭 늘리겠다고 발표한 뒤 주가가 하락한 바 있습니다. 기술 대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AI 인프라 경쟁을 벌이면서, 시장은 이제 성장성보다 천문학적인 비용 지출에 따른 수익성 저하를 더 무겁게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공격적인 투자의 이면에는 냉혹한 비용 절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아마존은 최근 본사 인력 1만 6000명을 감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10월 약 1만 4000명을 내보낸 데 이은 대규모 구조조정입니다. 미래 산업인 AI에는 아낌없이 투자하되, 기존 조직은 슬림화하여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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